“어떤 분야든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많아야 3%입니다. 미국 시장과 영어권 시장을 더하면 대체로 30% 이상이고요. 3%의 한국 시장에서 1등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30% 시장에서 5등 안에 드는 것이 중요합니다.”
30년 넘게 인공지능(AI)이라는 한 우물을 파온 이경일 솔트룩스(304100)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AI 스타트업 ‘구버’를 5~6년 내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구상을 전하면서 “솔트룩스의 경쟁력은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. 15일 서울 송파구 솔트룩스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이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각축이 가장 치열하게 펼쳐지는 AI 분야에서도 기술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밝게 웃었다. AI 에이전트(비서) 서비스 출시 두 달 만에 5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구버는 3월부터 유료로 전환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시작할 계획이다.
솔트룩스는 매년 매출액의 30% 안팎을 연구개발(R&D)에 투입하고 있다. 2023년에는 전체 매출액(308억 원)의 46.5%에 달하는 143억 원을 R&D 비용으로 사용했다. R&D 비용 중 약 40%는 LLM 개발 등 원천 기술 개발에 쓴다. 이 대표는 “유럽은 자체 원천 기술을 가진 기업이 없다 보니 온라인쇼핑은 아마존, 검색은 구글, 소셜네트워크서비스(SNS)는 인스타그램·페이스북처럼 외국 기업의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다”며 “AI 분야에서 원천 기술 개발을 포기하면 한국도 유럽처럼 될 수 있다”고 했다. 그러면서 “지금 눈으로 보기에는 수익성이 없어 보이는 곳에 투자하는 것 같지만 5년 이후를 내다본다면 기술 의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”이라며 “원천 기술 개발이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”고 힘줘 말했다.
2020년 코스닥에 상장한 솔트룩스는 2023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. 이 대표는 “앞선 3년간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투자 규모를 의도적으로 늘렸기 때문”이라며 “투자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것”이라고 설명했다. 그는 이어 “솔트룩스의 25년 역사 중 적자를 낸 것은 상장 후 투자 확대 시기를 빼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밖에 없다”면서 “솔트룩스는 재무 건전성이 좋은 기업”이라고 강조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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